[헬리오아트 Report no.96] April Week 2

Date
2019-11-14 16:27

 



no.96

2019 홍콩 아트 바젤, 그리고…



제7회 홍콩 아트 바젤 페어

지난주 뜨거웠던 홍콩 아트 위크의 중심에는 제7회 홍콩 아트 바젤이 있었다. 3월 27일 VIP 오픈 행사를 시작으로 31일까지 이어졌던 이번 페어에는 36개국에서 온 242개의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작년보다 8천 명이 늘어난 총 8만 8천 명이 방문했다. 스위스 울리 시그 (Uli Sigg)와 마크 주커버그 (Mark Elliot Zuckerberg), 치아오 즈빙 (Quio Zhibing)과 같은 슈퍼 컬렉터들이 모여든 가운데 거래된 금액이 한화로 약 1조 원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호황에 대해 아트 바젤 아시아 디렉터 아델라인 오오이 (Adeline Ooi)는 2018년 기준으로 중국에는 44명의 억만장자가 있고, 예술적 안목 역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홍콩은 이와 더불어 문화적 인프라를 발전시켜 미술 시장의 지배적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 다른 페어들과 비교했을 때, 홍콩 아트 바젤은 아직 역사가 깊지 않고 이곳을 찾는 컬렉터들 역시 젊기 때문에 컬렉팅에 대한 명확한 룰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이자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영국의 리슨 갤러리 (Lisson) 딜러는 “오늘날 미술 시장은 아시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많은 미국 컬렉터들이 12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대신에 긴 비행시간에도 불구하고 홍콩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활기를 띤 거래 현장

페어 기간 동안 메인 갤러리들은 계속해서 좋은 세일즈 결과를 보고했다. 대표적으로 뉴욕의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는 VIP 오픈 첫날부터 부스 전체가 완판 되는 “White Glove”를 기록했으며 화이트큐브 (White Cube)의 앤디 워홀 작품 “Campbell’s Elvis, 1962”, 스카스테드 갤러리 (skastedt)의 네덜란드 추상화가 윌렘 데 쿠닝 (Willem de Konning)의 “Seated Woman, 1969/80”, KAWS의“TO BE TITLED, 2019”도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었다. 특히 서양 화가 중 조르주 콘도(George Condo)의 작품들은 전시된 3개의 갤러리; 스프루스 매저스 (Sprüth Magers), 스카스테드(Skastedt), 알민 레쉬(Almine Rech)에서 모두 판매되었다. 이에 대해 알민 레쉬 갤러리 관계자는 주로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았지만 깊이 있는 색감과 형태 덕분에 피카소에 뒤이어 아시아 시장까지도 영향력을 넓힌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우저 앤 워스 (Hauser & Wirth) 부스에서는 마크 브래드포드 (Mark Bradford), 잭 위튼 (Jack Whitten), 로나 심슨 (Lorna Simpson)과 같은 아프리카계 미국 작가들의 작품들을 대거 소개했다. 아델라인 오오이는 아직 아프리카 미술이 아시아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이번에 거래된 작품들을 보면 점차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우저 앤 워스의 파트너 마크 패요트 (Marc Payot)는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미술을 계속해서 확장시키고 발전시켜서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아시아의 메인 시장답게 많은 동양 작가들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갤러리 소씨에떼 (Société)에서 중국 작가 류 양 (Lu Yang)의 광활하고 컬러풀한 비디오 작품을 전시했으며 블룸 앤 포 (Blum & Poe)에서는 나라 요시모토의 거대한 조각 작품을, STPI 부스에서는 서도호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또한 타데우스 로팍 (Thaddaeus Ropac), 리만 머핀 (Lehmann Maupin), PKM 갤러리의 전속 작가인 이불은 각 갤러리 부스에서뿐만 아니라 인카운터 섹터에 설치한 거대한 작품“취약할 의향-메탈라이즈드 벌룬(2015-2016)”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중국의 유명 미술관에 판매되었다.



몇몇 유명 작가의 작품들은 페어 오픈 전에 거래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콜단스키 (David Kordansky) 갤러리는 페어 개최 전 주요 컬렉터들에게 조나스 우드 (Jonas Wood), 프레드 에버슬레이 (Fred Eversley)의 작품을 먼저 공개했으며 가고시안 갤러리 역시 부스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알버트 오흘랜 (Albert Oehlen)의 작품들도 상하이 유즈 미술관 (Yuz Museum Shanghai)을 설립한 중국 억만장자로 부디 텍 (Budi Teck)이 사전 거래를 통해 5개 모두 구매했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황의 여파로 과거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50,000 (약 6천만 원)대로 거래된 작품이 많았으며, 반대로 천만 달러 이상의 작품들은 거의 없었다. 아쿠아밸라 갤러리 (Acquavella galleries)에서 앤디 워홀 (Andy Wahol)과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의 작품을 각각 1500만 달러에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았고, 이와 비슷하게 뉴욕의 메인 갤러리 밴드 웨이 (Van de Weghe)에서 선보인 장 미셸 바스키아 (Jean-Michel Basquiat)의 작품 “Onion Gum, 1983” 역시 주인을 찾는데 실패했다. 

 


홍콩 센트럴 지구의 갤러리들

작년 홍콩으로 갤러리를 확장한 하우저 앤 워스 (Hauser & Wirth)와 페이스 (Pace) 갤러리에 뒤이어 레비 고비 (Lévy Gorvy), 리슨 갤러리 (Lisson) 알민 레쉬 (Almine Rech)가 각각 홍콩과 상하이에 갤러리 스페이스를 오픈하는 등 세계 유명 갤러리들이 아시아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홍콩 아트 바젤이 시작 2일 전인 25일에 열린 레비 고비 오프닝 행사에서는 현악 3중주의 작은 음악회와 함께 쿠사마 야요이 (Yayoi Kusama), 미국 추상표현주의 작가 로버트 마더웰 (Robert Motherwell), 윌렘 데 쿠닝 (Willem de Kooning) 작품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또한 에이치 퀸즈 (H Queens) 빌딩에 위치한 데이비드 즈위너 홍콩 갤러리에서는 독일 작가 네오 라우흐 (Neo Rauch)의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에서는 많은 큐레이터와 디렉터들에게 호평을 받은 프랑스계 미국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전시가 열렸다. 바로 옆 건물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중국 화가 짱판치가 폴 세잔, 조르주 모란디, 산유 작품을 소개했고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듀오 작가 마이클 엘름그린과 잉가 드라그셋 (Elmgreen & Dragset)의 설치 작품이 마시모 데 카를로 (Massimo De Carlo) 갤러리에 설치되었다. 미국 작가 레오나르도 드류 (Leonardo Drew)는 그의 작품들이 홍콩 갤러리 Pearl Lam을 포함해 파리 갤러리 르롱 (Galerie Lelong &Co)와 페이스 프린트(Pace Prints)에서 전시되면서 홍콩 아트 바젤에 직접 방문했다. « 아트 페어는 멋진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참여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중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

 


홍콩 아트 바젤 옆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아트 센트럴 (Art Central Hong Kong) 페어에서 현대 갤러리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의 작품을 내걸었으며 홍콩 기반 갤러리 퓨레타 로자 (Puerta Roja)는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작품들로 갤러리 부스를 장식했다. 또한 유명 컬렉터 연인인 알란 로 (Alan Lo)와 옌 웡 (Yenn Wong)이 운영하는 듀델 (Duddell) 식당에서는 지역 특색 음식을 먹으며 중국 작가 왕 광러 (Wang Guangle), 리 슈루에이 (Li Shurui)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명품 의류 브랜드 프라다가 주최한 팝업 클럽인 « Prada Mode Hong Kong »는 미국 브루클린 화가 제이미 다이아몬드 (Jamie Diamond)의 사진들로 행사를 장식했으며, 홍콩 빅토리아 항구 근처에 떠있는 카우스 (KAWS)의 거대한 작품과 « KAWS Along the way »와 같은 전시 등 아트 페어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들이 가득했다.

 


2013년부터 시작한 홍콩 아트 바젤은 동 서양 간의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프랑스 독립 큐레이터 제롬 상 (Jérôme Sans)은 «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가 중국과 홍콩으로 모여들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아시아 미술 시장에 시큰둥하던 제 친구들도 이제 여기 와서 급격히 변화된 모습을 실감합니다. »

 


출처:www.artsy.net